JTBC가 흔들린 진짜 이유, 광고는 이미 세로로 흐르고 있었다

JTBC가 흔들린 진짜 이유, 광고는 이미 세로로 흐르고 있었다

종합편성채널의 성공 사례로 꼽히던 방송사가 206억 원을 갚지 못했다. 한 회사의 재무 사고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모두가 한 번쯤 체감한 변화가 있다. 돈이, 광고가, 시선이 — 전부 다른 화면으로 옮겨갔다는 사실이다.

2026년 6월 12일, JTBC가 만기가 돌아온 206억 원 규모의 차입금을 갚지 못했다. 채무불이행 선언, 신용등급 강등, 그리고 이틀 뒤 회생절차 신청까지 — 일은 순식간에 번졌다. 지주사인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까지 함께 법원의 문을 두드렸고, 그룹 전체가 흔들렸다.

숫자 하나만 보면 의외다. 206억 원은 이 정도 규모의 방송사에게 천문학적인 금액이 아니다. 그런데도 막지 못했다는 건, 이미 시장이 이 회사에 더는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는 뜻에 가깝다. 위기는 그날 시작된 게 아니라, 오래 쌓여 있었다.

광고 탓일까, 경영 탓일까

JTBC가 내놓은 공식 설명은 명확했다. 디지털과 OTT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이 바뀌면서 TV 광고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는 것. 실제로 방송광고 매출은 2021년 2,383억 원에서 5년 만에 1,891억 원으로 주저앉았고, 지난해 영업손실은 286억 원에 달했다. 핵심 수익원이 무너지고 있었던 건 분명한 사실이다.

광고 시장의 변화는 방아쇠가 아니라, 모두가 서 있던 바닥이었다.

그래서 이번 일은 더 의미심장하다. 'TV 광고 시장의 바닥' — 즉 TV 광고가 구조적으로 쪼그라들고 있다는 사실은, 업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공통의 전제이기 때문이다. 한때 가장 안전했던 수익 모델이, 이제는 가장 먼저 흔들리는 자리가 됐다.

그래서, 광고비는 어디로 갔나

돈은 사라지지 않는다. 자리를 옮길 뿐이다. 방송에서 빠져나간 광고비는 거의 그대로 온라인으로 흘러 들어갔다. 국내 전체 광고비의 약 60%가 이미 온라인 몫이고, 방송은 2025년 처음으로 2조 원대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흥미로운 건 그 돈이 단순히 '인터넷'으로 간 게 아니라는 점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모바일, 그리고 세로 화면으로 갔다. 온라인 광고의 80% 이상이 모바일에서 발생하고, 그 안에서 가장 빠르게 자리를 넓힌 형태가 바로 숏폼이다. 올해부터는 숏폼 동영상 광고가 검색·소셜과 나란히 디지털 광고의 독립 항목으로 집계되기 시작했다. 트렌드가 매체로 인정받은 순간이다.

세로로 흐르는 돈, 세로로 보는 사람

사람들은 더 이상 편성표를 기다리지 않는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열고, 엄지로 위로 넘기며 짧은 영상을 본다. 15세부터 69세까지, 거의 전 세대가 숏폼을 일상으로 소비한다. 광고가 그 흐름을 따라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한 가지 더플랫폼이 바뀌면서 '누가 만드느냐'의 무게도 달라졌다. 최근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유명 연예인 광고보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나 실사용자가 만든 콘텐츠를 더 신뢰하고 더 많이 구매로 이어갔다. 큰 모델과 큰 예산이 아니라, 진짜처럼 보이는 다수의 목소리가 전환을 만드는 시대다.

이 두 가지 — 세로 영상과 신뢰할 수 있는 제작자 — 가 지금 광고 시장이 수렴하는 방향이다. JTBC의 위기가 역설적으로 또렷하게 비춰준 지점이기도 하다. 거대한 화면, 거대한 중계권, 거대한 제작비로 승부하던 시대가 저물고, 가볍고 빠르고 진짜 같은 콘텐츠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브랜드에게 남는 질문

그래서 브랜드와 마케터에게 남는 질문은 이렇다. 우리는 아직도 '큰 한 방'에 기대고 있지 않은가. 한 편의 완벽한 영상, 한 명의 유명 모델, 한 번의 대형 캠페인 — 그 공식은 JTBC가 증명했듯 점점 더 비싸고, 점점 더 불확실해지고 있다.

반대편의 답은 단순하다. 진짜 사용자들이 만든 세로 영상을, 여러 편,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이스트 챌린지라는 구조로 풀어온 방식이 정확히 이 지점에 서 있다. 한 명의 '광고 모델'이 아니라 수많은 '광고 주인공'이, 시청자가 매일 보는 바로 그 화면 안에서 브랜드를 이야기하게 만드는 것. 광고가 세로로 흐르는 시대에,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다.

JTBC 사태는 한 방송사의 안타까운 뉴스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모든 브랜드가 읽어야 할 신호가 들어 있다. 화면은 이미 바뀌었고, 돈은 그 화면을 따라 움직였다는 것. 늦지 않게 그 흐름 위에 서는 일만 남았다.